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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16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6) 산들 이발 털북숭이 산들, 주인님을 만나다(?) 제주도 3박4일 여행을 갑니다. 산들의 지혜로운 생활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반가운 소식은 산들의 주인님이 오신다는 겁니다. 그동안 산들의 사진을 보셨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눈을 가릴 정도로 털이 무성히 자라 이발을 해주시겠다고 합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솔직히 생전 처음으로 개도 이발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수고했다고 말해줄게. 혹시 간식 남은 거... 배변패드에 정조준을 하지 못한 이유를 알겠지? 털이 눈앞에 어른거리는데 뭐가 제대로 보이겠어. 그동안 수고했어. 주인님 오시면 그동안 못 나눈 얘기나 나눌 거야. 말 그대로 회포를 푸는 거지. 아, 그렇다고 걱정하진 마. ‘저 인간이 그동안 수고했다’고 잘 말해줄 테니까. 혹.. 2022. 9. 30.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5) 산들의 예상되는 행동 패턴 두 가지 도마 소리만 들리면 주방 방문 “타닥- 타닥-” 주방에서 도마 소리가 들리면 산들은 먹을 거를 달라며 당당하게 찾아옵니다. 모른 체하고 음식을 만들다 보면 녀석은 얌전하게 앉아서 기다립니다. 평소답지 않습니다. 오호~ 요리시간이군. 가 봐야지. 어이, 요리 재료 중에서 내가 먹을 만한 거 있으면 하나 줘봐! 어라, 아는 체도 안 하네. 남는 게 있으면 하나 달란 말야! 당근도 좋고, 오이도 좋아. 없다고? 그럼 무 쪼가리라도 하나 줘 봐! (주방을 어슬렁거리다 잠시 앉아서) 어이, 나 기다리는 거 안 보여? 자신의 흔적을 치울 땐 외면 “산들아~ 여기야, 여기! 이곳에 일 보란 말야.” 졸졸 따라다니다가도 자신의 흔적을 치우는 동작을 보이면 즉시 구름방석으로 돌아갑니다. 배변패드를 가리키며 그곳에 일을 .. 2022. 9. 28.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4) 코로나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인간, 뒤늦게 아양 떨기에 들어가다 닭고기, 소고기, 야채 통조림 등장 산책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상큼하다. 외출하기 딱 좋은 날이다. 하지만 그것은 젊을 때 얘기고, 지금은 만사가 귀찮다. 콜란지 코로난지 저 인간은 며칠 동안 부산을 떤다. 암만 봐도 감기몸살 정도로 보이는데 행동은 중환자다. 며칠 동안 심심했는지 오늘은 산책 가자며 나를 부추긴다. 귀찮다. ‘너나 다녀오라’고 몇 번이나 말하지만 저 인간은 들은 척도 안 한다. 답답한 인간 같으니라고...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이리저리 끙끙거리더니 이번엔 간식을 들고 나타난다. 반가운 일이다. 진즉에 그리 나왔어야지. 그래, 이 맛이지. 맛있다. 남이 먹는 걸 지켜보는 게 가장 짜증 나는 일인데 지금 저 인간이 그 꼴이다. 기지개를.. 2022. 9. 26.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3) 코로나가 산들에게 미치는 영향 산들, 냄새가 심해지다 산책, 목욕, 배변, 선물 산책 코로나로 인해 산들과의 산책은 한동안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답답한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틈만 나면 구름 방석에 들어가 잠을 잡니다. 가끔 주방에서 도마소리가 나면 사과나 오이 등 자기가 좋아하는 먹을 거라도 준비하는 줄 기대하며 잠시 다녀가는 수준입니다. 어쩌다 한두 시간 외출하고 들어오면 산들은 반갑다며 뛰어나왔고, 저는 그걸 즐겼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 왔냐?’ 하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쳐다만 봅니다. 실망입니다. 아침에 나와 보니 녀석은 거실, 베란다, 심지어는 서재까지 영역표시를 해놨습니다. 다행이 큰일은 대부분 베란다에 나가서 봤지만 배변패드에 오르는 일은 손꼽을 정도입니다. 영리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게으름도 .. 2022. 9. 26.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2) 배변패트, 산들의 배변습관 바뀔까? 기저귀에서 해방된 산들, 새로운 일거리 만들어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하는 것이 거실과 베란다, 주방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한동안 기저귀를 채워 큰일이 아닌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큰일이라야 하루에 두어 번인데, 그것도 산책에 나가면 반드시 하는 일입니다. 산책 중 발생한 것은 배변봉지에 담아오기에 심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산들의 배변에 대해 걱정하게 된 것은 기저귀에서 해방된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기저귀를 채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착용에 따른 불편함과 피부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벌써 며칠째 기저귀 착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기에서 어린이로 성장하는 단계에서의 기저귀 미착용은 아니지만 12년을 살아온 녀석을 믿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기.. 2022. 9. 6.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1) 산들, 두 번째 목욕하는 날 순순히 욕실로 들어오는 산들, 기특하다! 산들은 구름방석에 들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가끔 목이 마르거나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나와서 칭얼거립니다. 아시죠? 처량한 눈빛으로 졸졸 따라다니거나 주방에 가 있으면 앉아서 마냥 기다립니다. 결국 간식을 주면 쪼르르 집으로 물고 가서 한동안 본 척도 안 합니다. 볼 일 다 봤다는 거겠죠. 밖에는 비가 내립니다. 오늘은 산책을 나갈 수 없습니다. 제주, 부산권은 북상 중인 태풍 힌남노로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창문을 모두 닫고 제습기를 켭니다. 습기를 어느 정도 제거해야 컨디션이 살아날 것 같습니다. 다습한 환경은 저나 산들에게 저기압을 동반합니다. 서로 인상 쓸 일이 쉽게 발생하죠. 이때는 제습은 물론 조명도 가급적 밝게 하는 게 좋습니다. 어젯밤 구름방석을 .. 2022. 9. 5.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0) 산들은 외롭다? 반기지도 않으면서 곁을 떠나지 않는 산들 “산들의 눈빛에 넘어가지 마세요~” 산들 주인님의 조언이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처량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무심히 넘기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냉장고에는 산들이 전용 간식통이 있습니다. 통 안에는 무, 당근, 오이, 배추 등 채소류가 대부분입니다. 특별 간식은 닭고기로 만든 육포가 있지만 대부분은 채소 위주로 주게 됩니다. 어제는 깍둑썰기한 오이를 산들의 간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녀석의 눈빛에 넘어가 몇 번 나눠줬더니, 그 결과는 흥건한 영역표시로 돌아왔습니다. 배변패드는 장식일 뿐입니다. 오늘은 오줌싸개 산들입니다. 아, 산들의 구름방석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방석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잠시 나갔다 오면 반갑다며 현관문까.. 2022. 9. 5.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9) 산들, ‘구름’을 타다 산들에게 겨울용 방석이 왔습니다 밤늦은 시간에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큰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합니다. 들어보니 가볍습니다. 언박싱~ 산들이 주인님이 보낸 방석 두 개입니다. 그동안 거실과 서재에 일반 방석을 두어 그곳에 앉거나 누워 지냈는데, 이번에 받은 극세사 원형 구름방석은 차원이 다릅니다. 한눈에 봐도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산들은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라는 표정으로 구름방석에 올라갑니다. 의젓합니다. 마치 늘 사용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편안하게 쉽니다. 너무 편해서일까요. 웬만해서는 구름방석을 떠나지 않습니다. 거실에 마련된 구름방석에서 함께 TV 시청도 하고,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는 저를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산들,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아주 편안해 보입니다... 2022. 9. 4.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8) 산들, 할 말이 많다고? 산들의 스킬엔 이길 재간 없어 요즘은 간혹 서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어도 이내 풀어버립니다. 서로 모른 체 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녀석이 비장의 무기로 꺼내는 스킬에는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녀석의 스킬 중 하나는 바로 ‘측은지심’ 유발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측은지심이란 ‘남의 어려움과 슬픔을 불쌍히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을 말합니다. “난 안 착해!”라는 사람을 종종 보는데, 알고 보면 착한 겁니다. 산들은 그런 인간의 본성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죠.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지쳤으면 집에 들어가서 자야 하는데, 꼭 서재로 들어와 방석 위에서 졸거나 잠을 잡니다. 기저귀 갈아주고 다독여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새벽이어도, 어쩌다 밤샘을 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2022. 8. 31.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7) 배움은 즐거워 말 잘 듣는 산들이 늦은 밤까지 일한 탓에 오늘은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납니다. 산들이는 거실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저를 보고도 반가운 표정이 아닙니다. 마치 ‘뭔 늦잠을 이렇게 오래 자냐!’며 흉보는 것 같습니다. 달려와서 안겨도 모자랄 판에... 어라? 이젠 소 닭 보듯 합니다. 평소 말 잘 듣는 녀석이 가끔은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합니다. 그러나 이젠 괜찮습니다. 속내가 보이니까요. 물은 조금 남았고, 사료를 보충해 줍니다. 평범한 오후입니다. 산책에 나섭니다. 새로운 산책코스를 찾았지만 그냥 평소대로 가던 곳만 갑니다. 습관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녀석도 별 탈 없이 잘 가고 있습니다. 늘 하던 곳에 마킹하고, 큰일도 봅니다. 그리고 벤치에 올라와 제 옆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어.. 2022. 8. 31.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6) 새로운 산책코스 산들, 도전정신은 살아있다! 오후, 한가로운 시간에 집을 나섭니다. 아무래도 제가 나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산들의 요청을 따랐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집에만 있기 심심한지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걸로 봐서 ‘빨리 산책 가자!’라고 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녀석의 시그널인 앞발로 현관문을 긁고 있는 걸 보니 빨리 가자는 뜻이지요. 오늘도 산들이 앞장섭니다. 늘 같은 코스로 가기에 습관적으로 따라갑니다. 밖에만 나오면 깡충깡충 뛰며 신나서 어쩔 줄 모르지만, 신기한 것은 늘 같은 곳에 마킹(Marking, 소변으로 영역 표시)하는 겁니다. 졸래졸래 녀석을 따라 우리만의 코스로 나아갑니다. 오늘은 큰일을 보지 않는군요. 오전에 워낙 큰 것을 봤기에 그러려니 합니다. 코스를 반 이상 돌았더니 잠시 쉬고 싶습.. 2022. 8. 30.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5) 산들, 화났다! ‘킹’ 받은 산들 아주 정상적인 산들과의 산책입니다. 늘 같은 코스라 녀석이 지루할 만도 한데 잘 가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 녀석이 원하는 대로 가도록 목줄은 느슨합니다. 눈치껏 알아서 잘 갑니다. 아파트 단지 중앙에 있는 공원 벤치에 가면 그곳에서 볼 일을 보는데 오늘은 왜 그런지 영 마뜩지 않는 표정입니다. 단지 내에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산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반려견들의 행동과 또 그들과 함께하는 이들의 행동 등 모든 것을 세심하게 살펴봅니다. 하나라도 알면 산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입니다. 오늘도 산책 나온 반려견을 여럿 보게 됩니다. 잘 살펴보니 반려견의 종류도 많고, 부속물이나 목줄도 제각각입니다. 오늘 알게 된 것은 주인을.. 2022.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