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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16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4) 산들이 사진 찍는 날 SANDEUL PHOTO DAY 오늘은 산들이 사진 찍는 날입니다. 며칠 전부터 예쁜 사진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산들의 집에 가서 외출을 알립니다. 그동안 저와 함께 산책을 자주 다녀서인지, 아니면 어릴 때부터 들었는지 “나가자!” 한 마디에 즉각 반응합니다. 집을 나온 녀석은 거실에서 앞발을 길게 뻗으며 기지개를 켭니다. 그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는 마냥 어린애(?) 같다가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기특합니다. “한 번 더!”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두 번째 기지개를 켭니다. 기분 좋아 보입니다. 아파트 단지에는 작은 공원이 곳곳에 있고, 모두 나무벤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산책에 나서면 우리는 늘 나무벤치에서 한 번쯤 쉽니다. 벤치에 앉아있으면 산들은 멀뚱히 저를.. 2022. 8. 27.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3) 말이 통했다 산들과 대화하다 드디어 산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그널을 찾았습니다. 아직 세부적인 항목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적어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도는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겁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제 입장에서는 장족의 발전입니다. 생전 처음인 반려견과의 생활, 거기에 녀석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산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왈~ 왈~” 톤이 일정합니다. 무엇을 해달라는 겁니다. 예컨대, 집에서 나오고 싶거나 사료나 물이 떨어졌을 때 빨리 와서 해결해 달라는 뜻입니다. 녀석의 디테일한 언어는 알아듣지 못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겠죠. 둘째, 앞발로 저를 ‘툭! 툭!’ 치는 건 심심하니 자기의 머리나 배를 쓰다듬거나 만져달라는 뜻입니다. 녀석과 합의한 것은.. 2022. 8. 26.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2) 목욕 산들에게서 할아버지 냄새가... 영화 ‘미나리’를 보면, 손자 데이빗이 할머니와 같은 방을 쓰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손자는 “할머니 냄새가 싫다”며 투정을 부리지만 할머니는 특유의 모성으로 끌어안습니다. 산들과 20여 일을 넘게 지내다 보니 이제 녀석의 냄새에 동화된 것 같습니다. 산책을 다녀오면 집안 곳곳에서 녀석의 냄새가 나는데도 그럭저럭 참을만하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유독 냄새가 심해 참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참을 만큼 참았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합니다. 그렇습니다. 목욕을 시키는 겁니다. 목욕을 시키려니 반려견 전용 샴푸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내가 미쳤지. 이젠 별 걸 다 찾아보네...’라며 구시렁거리면서도 반려견 목욕과 전용 샴푸에 대해 알아봅니다. 넘치는 정보, 머리가 아픕니다.. 2022. 8. 25.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1) 첫만남, 산책 산들, 산들, 산들바람이 왔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반려견을 잠시 맡게 되었습니다. ‘잠시’가 몇 개월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음은 당연하고요. 평생 반려견이라고는 모르고 살다가 처음 반려견과 지내다 보니 하루가 멀다 하고 웃지 못할 해프닝의 연속입니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보면 ‘저 사람 왜 저래?’ 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의 당황스러움과 달리 이젠 반려견 ‘산들’과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번 ‘녀석에게 당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어찌 보면 그조차 반려견과 지내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12살의 체구가 작은 녀석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람으로 치면 70대에 해당한다고 하더군요. 지난 20여 일 간 ‘노친네’와 함께한 것입니다. 본래 초콜릿 컬러의 털북숭이라고 하던데.. 2022.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