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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소설

반려견과 함께 살아보기(8) 산들, 할 말이 많다고?

by 피터 스토리 2022. 8. 31.

 

산들의 스킬엔 이길 재간 없어

 

 

요즘은 간혹 서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어도 이내 풀어버립니다. 서로 모른 체 해봐야 득 될 게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아직도 녀석이 비장의 무기로 꺼내는 스킬에는 당할 재간이 없습니다.

 

녀석의 스킬 중 하나는 바로 ‘측은지심’ 유발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측은지심이란 ‘남의 어려움과 슬픔을 불쌍히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을 말합니다. “난 안 착해!”라는 사람을 종종 보는데, 알고 보면 착한 겁니다. 산들은 그런 인간의 본성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죠.

 

하루 종일 신나게 놀고 지쳤으면 집에 들어가서 자야 하는데, 꼭 서재로 들어와 방석 위에서 졸거나 잠을 잡니다. 기저귀 갈아주고 다독여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새벽이어도, 어쩌다 밤샘을 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잠자는 모습을 보면 측은지심이 절로 발동합니다. 축 처진 듯 다리를 길게 뻗고, 머리도 늘어뜨린 채 마치 시위하는 듯합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일손을 멈추게 됩니다. 다독이고, 안아주고, 집에 데려다줘도 어느새 서재로 들어와 같은 포즈를 취합니다. 녀석은 안절부절못하는 제 모습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간식으로 타일러도 말을 듣지 않는 이 녀석,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가을바람이 뼛속으로 스며드는데...

 

 

이 인간이 전혀 알아듣지 못하네. 냄새난다며 하루 종일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열어놓으면 어쩌자는 거야. 내 털 좀 봐! 이젠 예전 같지 않다고. 춥다고 추워~ 그리고 밤에는 제발 문 좀 꼭꼭 닫고 따뜻하게 좀 자자. 갈수록 추워질 텐데 정말 이럴 거야! 오죽하면 서재로 가겠어. 형광등 불빛 아래서 자야 하는 내 입장도 생각해 봐! 어휴~ 미련한 인간...

 

 

사족

엊저녁부터 이불을 마련해 줬습니다. 오늘 밤 서재로 오는지 두고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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