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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35

[2022 춘천마라톤] 전국 마라토너, 춘천 가을을 달린다 끝을 알 수 없는 마라토너들의 행렬... 오늘 점심은 소양2교 주변, 춘천 우두동에 있는 피자스테이션에서 먹기로 합니다. 메뉴는 피자와 스파게티, 돈가스인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 결국 폭식합니다. 과식의 영향인가요, 소양강변으로 산책에 나섭니다. 파란 가을 하늘과 소양강이 멋지게 어울립니다. 천천히 걸어서 소양2교로 갑니다. 도로에 차량이 막혀 가까이 가보니 춘천 마라톤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무리 지어 달리는 마라토너들을 보니 부럽습니다. 저 역시 한 때는 마라톤에 참가했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제대하자 기념으로 함께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길을 건널 수 없을 정도로 마라토너들이 줄지어 달려갑니다. 참가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참가는 못했지만 ‘2022 춘천마라톤’이 궁.. 2022. 10. 23.
그 시절의 남대문, 시골 원두막과 토끼사냥... 서울, 외사촌형 입가에 흐르는 막걸리를 손등으로 쓰윽 닦아내며 서울 하늘을 바라보던 외사촌형 남대문시장, 흔히 ‘짐자전거’로 불리는 큰 자전거 뒷자리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혼잡한 시장통을 유유히 잘 빠져나갑니다. 마치 서커스를 보는 것 같습니다. 남대문시장에는 그런 자전거가 의외로 많습니다. 사람 키보다 높은 짐을 싣는 건 예사입니다. 네, 사십여 년 전의 남대문시장 풍경입니다. 용인에는 큰 이모댁이 있습니다. 맏이였던 외사촌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와 일을 찾았으나 실업난이 극심했던 시절이라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찌어찌하여 얻은 일자리가 남대문에서 자전거로 짐을 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배달문화의 시조라 할 수 있죠. 다행이 외사촌형은 그 일에 잘 적응했습니다.. 2022. 10. 5.
춘천 가는 길Ⅰ 용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한강에 기대어 달리고 있다 강변북로 교각 아래로 드문드문 보이는 낚시객들 그러나 나는 그들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 더 이상 낚시로 밥벌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응봉역을 앞둔 중랑천에는 가마우지 떼가 쉬고 있다 어느덧 그들은 자신이 철새란 걸 잊고 있다 춘천 가는 길 마석 청평 가평 강촌 지나는 역마다 추억이 따라오고 형제들은 떠났지만 아직도 그때의 꿈을 좇아 기차는 달리고 있다 2022. 10. 4.
음식은 세월 따라 진화한다지만... 설탕과 수박화채, 그리고 아련한 옛 추억의 그림자 ‘설탕국수’라는 말을 듣고 처음엔 그게 뭐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알고 보니 말 그대로 삶은 면에 설탕만 넣어 먹는 것이었습니다. 설탕이 들어간 거라는 단순한 이름인데도 의아해했다는 것은 ‘국수에 설탕만 넣어 먹을 리 없다’는 선입관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래전 대청마루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수박화채를 먹던 때가 생각납니다. 여름철이면 가게에서 사 온 얼음에 이불 꿰매는 바늘을 대고 작은 망치로 톡톡 치면 얼음이 제멋대로 쪼개져 수박화채를 시원하게 하는 재료가 되었지요. 그뿐인가요. 조그만 얼음조각을 사탕 물 듯 입안에 넣고 녹여먹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수박화채에 들어간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설탕이었습니다. 수박 속은 숟갈로 일일이 떠내 커다란 양푼에.. 2022. 10. 2.
담배를 태우며 담배연기 속에 흩어지는 그 시절 추억들 흡연장으로 내려가니 어린 시절의 시골냄새가 살며시 다가옵니다. 당시에는 모두가 초가집이었습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용인 시골집은 마을에서도 제법 큰 규모였습니다. 안방과 연결된 부엌은 밥상을 그대로 들일 수 있는 구조였으니 그 지혜로움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부엌은 뒤뜰로 가는 통로이자 장독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여름 장독대에는 고추잠자리가 날아와 살포시 앉습니다. 역광을 받은 잠자리의 날개 빛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장독대는 모양이 제각각인 돌로 쌓아 석축에는 늘 습기가 차 있습니다. 그곳에는 물기 머금은 이끼와 싸리버섯이 소담스럽게 자라고 있습니다. 황토 외벽에는 미군들이 쓰던 탄약띠와 멜빵 등이 걸려있었는데, 이모부가 사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 2022. 10. 1.
콩국수의 추억 “음식은 추억입니다” 여름이면 온 가족이 집 앞마당 평상에 둘러앉아 수박화채를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온 가족이 모인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두 형제가 외국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해 동안 수박화채를 먹을 기회가 없습니다. 일단 화채를 만들면 여러 사람이 함께 먹어야 하는데, 그런 가족이 없습니다. 다 큰 녀석이 하나 있지만 제 앞가림에 바빠 얼굴 보기도 힘듭니다. 그러니 수박화채를 먹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콩국수입니다. 예전에는 어머니가 맷돌에 불린 콩을 갈아 콩국물을 만들어 콩국수를 해서 먹었습니다. 물론 온 가족이 함께 모여서 먹었지요. 하지만 콩국수는 한 끼 식사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따로 밥을 안치셨습니다. 제비새끼들처럼 사 남매의 먹성.. 2022. 9. 30.
[봄내] Review; 춘천시 시정소식지 ‘봄내’ 10월호 ‘가을도 봄’인 축복의 땅 춘천, 깊어가는 10월 소식을 만나다 ‘봄내’ 10월호가 도착했습니다. 표지화가 눈길을 끕니다. 지난가을 공지천 풍경은 곧 보게 되겠죠. ‘봄내’는 춘천시 시정소식지로 매월 춘천의 이모저모를 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로 만든 소식지가 반가운 것은 종이가 지닌 감성이 오롯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첫 장을 넘기면 봄내 홈페이지 퀴즈 소식과 그 아래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여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장을 더 넘기면 ‘소설가 김유정의 삶 그림으로 만나다’가 반깁니다. ‘김유정문학촌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을 전하고 있는데, 제게 특히 반가운 소식은 10월 말경부터 ‘봄내’에 소개된 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봄내 산책로 이음길 1’에서는 대학교 박.. 2022. 9. 29.
[가시박]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생태계 교란종 ‘가시박’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에 빠져 있는 사이 생태계 교란종 ‘가시박’은 우리 곁에서 무성하게 자라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순환대로변에는 뚜레한우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 우측에 있는 학곡천을 잠시 둘러봅니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그리고 천변에는 무성한 수풀과 나무가 자연의 신비함을 전합니다. 그런데 오이나 참외처럼 보이는 잎사귀가 사방에 무성합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무성해도 너무 무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하여 주변의 나무를 타고 올라가 정작 나뭇잎은 가려져 탄소동화작용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검색을 해보니, ‘가시박’이라고 합니다. 딱할 노릇입니다. 어릴 때부터 ‘푸른 산 푸른 하늘’은 자연보호를 잘해서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주변의 소나무, 버드나무를 뒤덮어 나.. 2022. 9. 28.
성냥불, 그 아련함에 대해 담배는 성냥불로 붙여야 제 맛 한때 명동 고전 음악실 필하모닉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군 입대 전이니 겉멋이 들었을 때죠. 암실처럼 어두운 음악실 의자에 깊숙이 누워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클래식에 빠져듭니다. LP판을 교체할 때쯤 잠시 나와 어두운 바의 한 귀퉁이에 앉아 무심히 음악잡지를 뒤적입니다. 그때, 바에 앉은 여성이 담배를 꺼내 무는 모습이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홀은 바를 중심으로 조명이 비칩니다. 그곳에 사람이 앉으면 자연스럽게 조명을 받고 배경은 온통 어둠입니다. 그러니 누가 앉더라도 멋진 실루엣으로 우아하게 보일 수밖에요. 검은색 원피스 차림의 날씬한 여성은 버건디 컬러의 입술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입니다. 당시에도 최고급에 속하는 금장 듀퐁 라이터입니다. 잠시 후 허공을 향해 담.. 2022. 9. 26.
[가정용 혈압계] 녹십자 혈압측정기 CG155F 언박싱 “드디어 가정용 혈압계가 도착했습니다!” 녹십자 혈압측정기 CG155F 가정용 혈압계 병원을 다녀온 뒤, 고혈압에 대한 걱정이 커져 결국 가정용 혈압계를 사게 됩니다. 최저 최고 혈압이 모두 세 자릿수이니 당연한 것이지요. 모를 때야 적당히 넘어갔지만 정작 우려 수준에 이르자 정상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수준에 이르기까지 이런저런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가정용 혈압계입니다. 주문했던 가정용 혈압계가 정확한 날짜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세상 참 편해졌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녹십자 혈압측정기 CG155F를 주문했는데, 낯선 것들이 보입니다. 포장을 해체하니 혈압계 외에도 하얀색 작은 박스에는 어댑터가 들어 있습니다.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데일리 마스크(10개)와 하루온팩 .. 2022. 9. 23.
[고추장 선택 요령] 현명한 공장 고추장 선택 방법 ‘칠보시’와 ‘공장 고추장’ 이야기 같은 값이면 좋은 것 고르는 지혜 필요해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가 병으로 죽자 그의 자리는 태자 조비가 물려받습니다. 조비의 배 다른 동생인 조식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많은 책을 읽고 문장도 빼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늘 술에 취하여 조정을 욕했습니다. 조비는 조식을 불러 일곱 걸음을 다 걷기 전에 시 한 수를 지으라고 명령합니다. 만일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합니다. 죽이려고 한 것이죠. 제목을 ‘형제’로 하되 절대로 시 내용에는 ‘兄’ 자와 ‘弟’ 자를 넣지 말라는 조건을 붙입니다. 하지만 조식은 천재답게 조비가 일곱 발걸음을 다 떼기 전에 시를 짓는데, 그것이 바로 칠보시(七步詩)입니다. 목을 내놓아야 할 경각지추.. 2022. 9. 21.
[고혈압 수치 측정] “귀하의 혈압은 정상인가요?” 고혈압 높은 수치, 뜨거운 몸은 열정이 아니었더라 정상 혈압(120, 80)을 향해 뒤늦게 각성하다 미루다 미루다 내과를 다녀왔습니다. ‘인간 보온기’라 불릴 정도로 온몸이 뜨거운 상태가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심할 때는 손바닥이 붉을 정도이니 몸이 뜨거워지는 건 당연한 것이었고, 가장 심할 때는 혈압이 195까지 올라갔으니 위험천만한 일이었죠. 꾸준히 고혈압 약을 먹다가 어느 정도 지나자 약 먹는 일도 게을러집니다. 그렇게 한동안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이상 약은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내과에 갔는데, 무려 일 년 가까이 발길을 끊고 살았습니다. 사달은 며칠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열이 나는 듯하다가 몸이 점점 뜨거워졌습니다. 화롯불에 풍무 돌리듯 서서히 몸이 달아오른 것입니.. 2022.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