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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생활의 주변] 공지천에서 계절을 착각한 철부지들을 만나다

by 피터 스토리 2022. 11. 21.


“이런 철부지들이 있나, 너나 나나...”



점심 잘 먹고, 미술관도 다녀오고, 한가로운 오후입니다.
춘천시청에서 곧장 내려오면 공지천입니다.
이디오피아집에서 커피나 한 잔 마실 생각에 공지천으로 향합니다.


보트장이 있는 공지천 산책로를 걷다 보니 수상 카페에서 스콧 매킨지의 ‘샌프란시스코에 간다면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라는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1960년대 말쯤 발표된 곳인데, 지금 들어도 좋습니다.


주말을 맞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람처럼 휙휙 지나가지만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산책 풍경이니까요.


곳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참 부럽습니다.

의암호 수면은 햇살을 번득이며 존재감을 뽐냅니다.


햇살이 따가운 한가로운 오후, 산철쭉 무리에 꽃이 피었습니다.
생경한 풍경에 발길을 멈춥니다.


좀 전에 본 개나리꽃이 떠오르자 “이런 이런, 이런 철부지들이 있나”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천천히 걷기로 합니다.
또 다른 철부지들이 있을까 해서입니다.

또 있군요.


개망초, 갈퀴나물, 제비꽃, 민들레... 꽃을 피웠습니다.
계절을 착각한 녀석들입니다.

고은 시인의 ‘그 꽃’이 떠오릅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공지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철부지가 철부지 얘길 하는 한가로운 공지천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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