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이야기] “오늘로 100일, 드디어 인간이 되다!”

 

---

간단히 정리한 마늘 이야기

마늘의 효능, 까기, 보관법, 마늘요리 BEST 5

---

 

 

오래전 시골에서 올라오신 분이 불쑥 마늘에 대한 책을 내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게 팔리겠습니까?”했더니 “잘 팔리고 안 팔리는 게 문제가 아니고 마늘의 효능을 한 사람에게라도 꼭 전하고 싶어서”라고 답하셨습니다. 그분은 마늘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한 시간이 넘도록 ‘마늘 예찬론’을 펼치셨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마늘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단군신화에 보면 곰은 쑥과 함께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됩니다. 자료를 보면, 고대 이집트에선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된 노동자들이 원기 회복을 위해 마늘을 먹었고, 대제국 통일을 이룬 알렉산더 대왕 역시 체력 보강을 위해 마늘을 먹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2002년 미국 타임지는 마늘을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한의학에선 강한 냄새를 빼곤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 해서 ‘일해백리(一害百利) 식품’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마늘의 효능

 

마늘의 효능은 혈압 강하, 염증 진정, 해독, 콜레스테롤 개선, 면역력 증진 등이 있으나 먹는 방법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마늘에는 혈압을 낮추는 알리신이 들어있습니다. 알리신은 마늘의 매운맛을 담당하고 있는데, 혈관을 확장시켜 산화질소의 합성을 자극하고, 혈압을 높이는 앤지오텐신Ⅱ의 생성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이는 건강한 혈류와 혈압 관리에 도움을 줍니다.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을 하는 천연 항생제며, 면역 균형을 향상 시킵니다. 책을 내겠다고 하신 분의 마늘 예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늘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연쇄구군·대장균·비브리오균·장염균 등을 사멸시키는 효능도 있습니다. 기생충인 선충·요충·구충을 죽이는 효과가 있어 고대 이집트·그리스 등에서도 기생충 예방약으로 마늘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마늘은 암 예방에 특히 효과적인 유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위암 발생률은 절반 이상, 대장암 발생률은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동물실험 결과, 마늘을 꾸준히 섭취할 경우 간암, 위암, 폐암, 전립선암 등에도 억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늘의 항암 성분은 수입산보다 국내산에 56배 더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정도면 신토불이에 만병통치약입니다. 음식 재료로 마늘을 사용할 때는 통마늘보다 다진 마늘이 열로 인한 알리신의 손실을 좀 더 줄일 수 있습니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습니까. 균형 잡힌 식습관을 지키면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번 장날, 마늘을 넉넉히 사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늘 까기

 

마늘을 까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까는 방법과 전통적인 방법인 물에 불려서 까는 겁니다.

 

1.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마늘 까기

요즘 흔히 사용하는 것이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마늘 까기’입니다. 이 방법은 덩어리 채 있는 마늘을 하나하나 분리한 다음, 마늘의 뿌리 부분을 칼로 잘라낸 후 전자레인지에 넣고 약 20~30초 간 돌리면 겁니다. 전자레인지에서 어느 정도 열을 받은 마늘은 플라스틱 밀폐용기(반찬통 등)에 넣고 힘차게 흔들어 줍니다. 그러면 연해진 마늘껍질은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만 줘도 쉽게 분리됩니다.

TIP : 전자레인지에서 시간을 초과하면 마늘이 익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 미리 몇 개만 시험적으로 해보면 정확한 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2. 물에 불려서 마늘 까기

전통적인 방법이죠. 마늘을 물에 담가서 퉁퉁 불게 한 후 까는 방법입니다. 먼저 마늘 심을 제거한 다음에 통마늘을 하나하나 낱개로 나눈 후 물에 담가서 약 1시간 정도 충분히 불립니다. 불린 마늘은 큰 힘을 가하지 않아도 쉽게 껍질과 마늘 속이 분리됩니다.

TIP1 :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좋습니다.

TIP2 : 마늘이 소량일 때는 마늘을 칼의 옆면으로 쳐서 다진 후 까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아신다고요. 다행입니다.

 

 

마늘 보관법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마늘

낱개로 쪼갠 다음에 바람이 잘 통하고 건조한 곳에 두고 약 15일 동안 물기를 제거해 줍니다. 마늘을 담을 수 있는 망이 있다면 보관하기 더 쉽겠네요.

 

껍질을 제거한 마늘

보관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러나 기본은 밀폐용기에 키친타월을 밑에 깔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겁니다. 저는 파라핀 보자기에 보관하고 있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날짜를 헤아려 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그냥 괜찮은 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TIP : 마늘을 보관할 때 소금이나 설탕을 함께 넣어 보관하면 설탕이 제습제 역할을 해서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TIP : 깐 마늘을 장기간 보관할 경우엔 식초를 살짝 넣으면 냉장고에서 3개월 정도는 보관이 가능합니다. 귀찮은 점은 일주일에 한 번씩 식초를 바꿔줘야 합니다.

TIP : 깐 마늘을 칼로 얇게 썬 뒤 밀폐용기에 넣고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줍니다. 이렇게 보관된 마늘은 파스타나 스파게티 등의 요리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파라핀 보자기에 마늘을 보관합니다. 효과 좋습니다.

 

저만 즐기는 마늘요리 BEST 5

 

1. 구운 마늘

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마늘을 구워냅니다. 또 고깃집에 가면 숯불 위 석쇠에 스테인리스 종지가 놓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종지의 끓는 기름에 마늘을 넣어 익힙니다. 쌈을 싸서 먹을 때 쌈장을 발라 고기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물론 가끔은 생마늘을 쌈에 넣기도 합니다. 이때는 마늘에서 매운맛이 나는데, 알리신(Allicin)이란 성분 때문입니다. 알리신은 캅사이신처럼 각종 세균을 죽이는 항균 효과를 지니고 있어 식중독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전 구운 마늘!

 

 

2. 마늘멸치볶음

잔멸치를 마늘과 함께 볶은 반찬으로 정말 맛있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서, 먼저 잔멸치를 보슬보슬해질 때까지 볶습니다. 수분과 비린 맛을 날리는 겁니다.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와 얇게 썬 마늘을 넣고 재빨리 볶은 후 마늘 향이 나기 시작하면 멸치를 넣고 약불에서 노릇하게 구워줍니다. 이때 간장이나 설탕, 물엿 등을 넣어 간을 하고 통깨를 뿌리면 끝입니다. 여기에 견과류를 추가하면 식감이 더욱 좋아집니다.

 

3. 마늘빵

마늘빵은 마늘과 버터, 파슬리의 조합으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합니다. 진한 마늘향의 풍미가 핵심으로 버터와 마늘, 꿀 등으로 소스를 만들어 빵에 바른 후 오븐에 구워냅니다. 보통 바게트를 이용해 만들지만 식빵이나 크루아상을 활용해도 맛있습니다. 길 건너 빵집에 가면 이왕이면 마늘빵을 고릅니다.

 

4. 마늘볶음밥

이런 게 있었나? 할 정도로 대중화되지 않은 음식이지만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달걀을 풀어 스크램블을 만든 후 얇게 저민 마늘과 베이컨, 파를 넣고 고슬고슬하게 기름에 볶습니다. 해 놓은 밥이 없다면 햇반으로 해도 됩니다. 간이 맞지 않으면 소금을 넣으면 되고, 고소한 맛을 원하면 참기름을 조금 넣습니다. 고슬고슬한 마늘볶음밥, 먹고 싶습니다.

 

5. 마늘장아찌

이거 냉장고에 넣어두고 6개월째 먹고 있습니다. 살짝 매운 듯 깔끔한 마늘장아찌는 마늘 수확 시기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 나온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만드는 방법은 소금물에 삭힌 통마늘을 넣고 간장, 식초, 설탕을 넣고 끓인 물을 식혀서 붓고 숙성시키면 아삭하고 짭조름한 마늘장아찌가 된다고 하는데 만들어보진 않았습니다. 저는 집에서 삼겹살을 먹을 때 ‘필수템’으로 먹습니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기특한 녀석입니다.

 

 

사족

대한민국 식재료에서 빠질 수 없는 마늘

우리 식탁에서 마늘은 정말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입니다. 그냥 마늘이 아니어도 우리는 다른 음식을 통해 알게 모르게 마늘을 섭취합니다. 이왕이면 마늘이 들어간 음식을 자주 드시기 바랍니다. 마늘은 항암효과가 높고 면역력에도 좋다고 합니다. 단군신화를 보면, 곰은 마늘과 쑥을 100일간 먹어 사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며칠을 먹었는지 셀 수도 없는데, 아직 사람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