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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산책

[제주 성읍마을 툇마루커피] 아가자기한 작고 예쁜 커피점

by 피터 스토리 2022. 10. 22.

 


툇마루커피, 소녀 감성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곳


 

제주 성읍마을을 둘러봅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기온마저 떨어집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울 때 막냇동생이 ‘툇마루커피’로 안내합니다.

 

알고 보니 부지런한 막냇동생이 ‘천연염색’이란 간판을 보고 들어갔다가 커피를 팔고 있다는 걸 발견한 겁니다.

 

입구가 참 예쁩니다. 작은 정원, 동화의 나라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아기자기한 작은 정원엔 온갖 다육식물이 화분마다 담겨 있습니다. 또 화이트보드에 쓰여있는 ‘피아노’라는 글이 시선을 이끕니다.

 

피아노는 그대의 두 손을 잡고 운다.

바이올린은 그대의 가슴을 파고들며 운다.

첼로는, 낮은 저음의 첼로는 그대의 무릎을 껴안고 운다.

모든 음악은 그대를 휩싸고 운다.

그대의 머리 위에선 아무 생각도 없는 구름이 일었다.

스러지고, 그대의 발치엔 다 늙어 도착한 파도가 거칠게 부서진다.

- 정승윤

 

메뉴가 아닌 ‘홈메이드(HOME MADE)’라는 글씨 아래 청귤차를 비롯한 매실차, 생강차, 요구르트 스무디 등은 물론 어린이를 위한 핫쵸코도 있네요. 정감이 묻어납니다. 

 

‘천연염색’을 보고 들어오게 된 툇마루커피, 갈옷감을 소재로 한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가 찾던 옷이 없어서 구경만 합니다.

 

초가집을 테마로 한 집답게 시골집처럼 아늑합니다. 처마에 줄지어 달린 백열등이 찻집의 분위기를 살립니다. 여러 가지 차가 있었지만 커피를 주문합니다. 

 

노천카페와 같은 앞마당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십니다. 컵홀더의 글씨와 그림은 주인장께서 직접 그리셨다고 합니다. 솜씨가 대단합니다. 주인아주머니의 조용하면서도 친절한 모습이 오래 남습니다.

 

 

툇마루커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정의현로 53

 

사족

소녀감성 물씬, 문학의 향기까지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합니다. 달필의 메뉴판이 눈길을 끕니다. 역시 그렇군요. 이 집 사장님은 작가였습니다. 방문 당일은 외출 중이라 만나지 못했지만 그분의 산문집인 ‘나 홀로 간다’를 잠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이 성격을 짐작케 합니다. 컵홀더의 그림까지 그리셨다니 다재다능한 분 같습니다. 야외에 있는 나무 탁자에서 둘러앉아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갈옷 해프닝’에 대한 얘기로 웃음꽃을 피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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