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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생활의 발견 5가지

by 피터 스토리 2022. 8. 20.

 


미친 경유가, 머피의 법칙, 선택 장애자의 메뉴 선택,

겸손과 정성 담긴 간식, 다있소에 없는 것!


 

1

‘미친’ 경유 가격, 휘발유보다 비싼 세상

올릴 땐 쏜살 같이, 내릴 땐 거북이처럼

 

꼭 사야 할 것은 없었지만 나들이 삼아 농협 하나로마트를 다녀왔습니다. 그냥 나오기 미안해서 초코파이 한 통을 삽니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길에 주유소의 가격표를 보니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휘발유가 리터당 1,918원인데, 경유는 1,938원! 경유가 20원이나 더 비싼 겁니다. 수십 년 동안 운전했지만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경유는 대부분 서민들이 소비합니다. 그런데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상회한다면 서민들의 생활고는 더 압박받게 될 것입니다.

 

그 원인이 뭘까요. 휘발유 가격은 경유보다 리터당 200원가량 더 비싼 것이 일반적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내 러시아산 수입 물량이 줄면서 국제 경유 가격이 치솟았다고 합니다.

 

더구나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하면서 휘발유의 세금 하락폭이 더 큰 바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는 더 줄었다고 합니다. 올릴 땐 손살 같이, 내릴 땐 거북이처럼 보이는 것이 기름값입니다. 기름값 걱정 없이 살날을 기대합니다. 요즘처럼 힘든 때는 특히, 제 얘기입니다. (2022.05)

 

사족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미쳤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정도로 경유가는 고공행진 중입니다. ‘국민들이 절약해야 한다’는 한 신문의 칼럼을 보고 ‘이건 아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0.01%의 기업이나 부자들의 감세는 당연한 것이고, 비싸야 국민들이 아끼고 절약할 것이라는 그들만의 논리가 어처구니없는 날입니다.


2

세차의 법칙; 세차하면 비 온다!

“내 이랄 줄 알았다!”

  

“후드득- 후드득-”

“이런 된장!”

세차장 기계를 빠져나오는 순간 빗방울이 거세게 떨어지니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문득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 배우가 한 대사가 가슴에 꽂힙니다.

“내 이랄 줄 알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고, ‘머피의 법칙’이 통하는 날입니다. 이번 주는 쾌청하다고 했는데 세차를 마치자마자 비를 맞다니…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집에 도착하니 비가 멈췄다는 것!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괜한 화풀이; 자칭 고급차를 탄다며 자동 세차를 무시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차에 흠집이 생긴다며… 그때마다 한 소리합니다. ‘차는 소모품’이라고. 너무 귀하게 모시다 보면 주객전도라, 상전을 모시고 사는 게 됩니다.


3

선택 장애자의 현명한 식당 메뉴 선택

모를 땐 메뉴판 맨 위에 것 선택

 

커피를 내리며 문득 떠오른 생각… 요즘은 커피 마실 곳이 넘쳐납니다. ‘다방’에서 급 발전한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장소가 아닙니다. 고급스러운 조명, 실용적이고 편안한 인테리어, 친절한 서비스를 내세워 ‘대한민국 커피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었습니다.

 

기성세대들에겐 다소 이질적인지는 몰라도 요즘 카페에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젊은이들은 카페에서 노트북을 꺼내 과제를 준비하거나 직장인들은 급한 서류를 만지작거리기도 합니다.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휴식처로도 인기입니다.  그래서 카페에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는 때도 있습니다.

 

또 메뉴는 전부 외래어에 그 종류도 어마어마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자신 있게 주문할 수 있는 커피는 아메리카노입니다. 어딜 가나 있으니까요. 흔히 ‘아아’로 불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얼음 때문에 마시지 않습니다.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커피 종류, 메뉴판은 현란하기까지 합니다.

 

카페뿐이겠습니까. 음식점도 그런 곳이 제법 많습니다. 특히 이름이 알려진 분식점이라면 무수히 많은 메뉴에 놀라게 됩니다. 외국에 사는 형제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면 늘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전문점이 아닌 곳은 어딜 가나 풍성한 메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럴 때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메뉴판 제일 꼭대기에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어느 음식점이나 자신 있는 메뉴는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습니다. 또 메뉴판이 있더라도 대부분 가장 위에, 그러니까 첫 메뉴로 등장합니다. 이런 메뉴는 실패할 확률이 낮습니다. 그 집에서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족

전 메뉴보다 가격부터 봅니다.


4

겸손하지만 정성 담긴 간식

“먹기 위해 일하는가, 일하기 위해 먹는가?”

 

현대사회를 살다 보면 삼시 세 끼를 챙길 수 없을 때가 흔합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때를 거르기 십상이니까요. 흔히 “나도 먹고살아야지”라고 말하지만 정작 바쁘게 일하면서 끼니를 놓치는 게 요즘 삶입니다.

 

활동량이 적으면 식욕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요. 제 때 식사를 해도 먹는 둥 마는 둥입니다. 그러다 보면 끼니와 끼니 사이에 시장기를 느끼게 됩니다. 간식이 필요한 시간이죠.

 

 

그는 슬며시 문을 열고 들어와 ‘꽃이 있는 간식’을 놓고 인기척 없이 사라집니다. 노란색 카네이션과 초코파이 정(情), 무가당 빵이 작은 나무쟁반에 담겼습니다. 초코파이는 먹기 좋게 네 조각으로 나눠났고요.

 

오후 햇살에 나른했던 마음에 행복이 스며듭니다. 참 좋은 날, 행복한 시간입니다. 밥은 제 때 먹어야겠습니다.


5

‘다있소’에도 없는 게 있다!

 

벽시계를 사러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다이소에 갑니다. 스마트폰이나 PC 모니터에도 시계가 있어 시간을 알려고 하면 언제든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개만 옆으로 돌리거나 서재를 나갈 때 적당한 크기의 벽걸이용 시계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매장 한쪽에 진열된 벽시계는 의외로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저소음’에 AA건전지 하나를 사용하는 원형 벽시계는 가격이 3,000원입니다. 온통 흰색에 숫자판과 시계바늘은 검은색이라 심플합니다. 마블 로고가 들어간 시계는 5,000원인데 사이즈가 커서 서재 벽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포장지를 뜯고 건전지를 넣으니 소리가 거의 나지 않고 초침은 미끄러지듯 돌아갑니다. 잘 산 것 같습니다. 벽걸이용이라 기존에 걸려있던 리스(건조 화환)를 내리고 시계를 답니다. 시계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벽에 시계가 걸릴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불과 30분 정도입니다. ‘이 편한 세상’이라는 아파트 광고 카피가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여기서 가장 비싼 게 얼마예요?”

“5천 원입니다.” 

 

있을 건 다 있다는 ‘다 있소’에도 없는 게 있습니다. 바로 5,000원 이상 되는 제품은 없습니다. 이곳은 대부분 상품 가격이 1,000원입니다. 정확하게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대 가격은 5,000원(2021년 기준)입니다.

 

다만, 제품을 담는 비닐봉지는 환경보호법에 따라 50원 또는 1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장바구니도 500원, 1,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임의 선정한 ‘가성비 갑’ 제품들

전자; 건전지

일단 전자제품은 쉽게 고장 나고 불량품들이 많은 편. 그래서 ‘싼 게 비지떡’이란 점만 알고 고르시면 됩니다. 다만 전자제품을 대표하는 가성비 최고의 제품은 건전지! 알카라인 건전지는 저렴하고 품질(GIGAMAX, 벡셀)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너자이저와 듀라셀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정도. 이는 실험을 통해 검증된 제품이라는 뜻입니다.

 

완구; 큐브, 세탁기, 소리 나는 닭 인형

큐브는 가성비 갑으로 취급됩니다. 3,000원에 파는 움직이는 가전놀이 장난감 중 인기가 많은 것은 세탁기라고 합니다. 이 장난감은 중국 장난감 기업 진화펑에서 제조한 것으로, 없어서 못 살 정도라니… 또 누르면 소리 나는 닭 인형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손님들이 수시로 눌러보는 바람에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소리라고 합니다.

 

문구; 필기구, 스티커, 라벨

필기구류는 대부분 좋은 평을 받는데, 특히 워터볼이 달려있는 볼펜은 매우 부드럽게 써지지만 번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팬시 꾸미기 용도의 데코 씰스티커는 퀄리티가 확 올라가서 일각에선 사재기 붐까지 일어날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합니다. 프린트 가능한 라벨 역시 극강의 가성비를 보입니다.

 

공구; 스트리퍼, 케이블타이, 펜형 드라이버

전선을 벗기는 스트리퍼의 품질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합니다. 케이블 타이 역시 가성비가 좋습니다. 비트를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펜형 드라이버도 가성비가 굉장히 좋은 편으로 집에 하나쯤은 구비할 품목입니다.

 

주방; 밀폐용기

플라스틱 밀폐용기도 락앤락 대체제로 쓸 만합니다. 칸막이가 있거나 크기가 적당한 것은 낚시꾼들이 바늘, 웜, 미끼 등을 담는 태클박스로 많이 구입합니다.

 

욕실; 치간칫솔, 방향제, 세정제, 탈취제

소모품인 치간칫솔은 가성비가 좋습니다. 방향제나 싱크대 세정제, 변기 세정제, 냉장고 탈취제, 비닐랩 등의 소모품은 마트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입니다. 수명과 내구성을 따질 필요가 없으니 필요할 때마다 사다 놓으시기 바랍니다.

 

의류; 스타킹

스타킹은 80데니아나 150데니아나 5,000원에 파는데, 일반 시장에서 10,000원에 판매되는 스타킹과 차이가 거의 없어 가성비 최고입니다.

 

기타 1

안경·스마트폰 액정클리너는 매우 잘 닦기고 가성비가 뛰어나 ‘이재용 안경닦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1,000원에 24개가 들어 있습니다. 다만 제품마다 알코올 양의 편차가 있는데, 너무 축축하거나 적게 젖어있는 경우입니다.

 

기타 2

우연히 알게 된 판매 전략. “움직이는 부위가 많다는 건 고장 날 곳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 와우~ 대단합니다.    

 

 

사족

‘다있소’에는 한때 진동 안마기를 판매했으나 그러나 지금은 살 수 없습니다. 누군가 ㅈㅇ기구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답 나왔습니다. 단종시키고 싶은 제품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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